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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을 지켜야 한다.” 이 간단해 보이는 문장이 20세기 과학소설과 기술철학의 지형을 바꿨습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뉴욕 브루클린을 무대로 했던 한 작가가 미래 기술이 인류에게 무엇이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과학소설가이자 과학철학자였던 Isaac Asimov가 바로 그입니다.
그는 단순히 흥미로운 로봇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20세기 중반, 핵전쟁의 위기와 자동화의 태동 속에서 그는 “로봇 윤리”라는 개념을 제안했고, 그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급격한 전환과 인류 사회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시모프의 생애와 철학적 뿌리, 그리고 그가 왜 과학자들이 아닌 소설가의 입장에서 로봇 윤리를 제언했는지를 살펴봅니다.
1. 시대가 만든 질문: 전쟁과 기술의 교차점
1920년 러시아 스몰렌스크 인근 페트로비치에서 태어난 아시모프는 어린 시절 가난과 이민의 경험을 겪으며 192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뉴욕 브루클린의 공립학교를 거쳐 콜롬비아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며 학문적 기초를 다졌습니다.
당시 세계는 제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체제로 접어들고 있었고, 기술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류 생존을 좌우하는 변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로봇과 자동화, 핵무기와 우주 경쟁이라는 맥락 속에서 “기계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됐습니다. 아시모프는 바로 이 지점에서 ‘로봇의 위험성’ 대신 ‘로봇이 지켜야 할 윤리’로 화살을 돌립니다.
2. 소설가이지만 과학자였던 그는
아시모프는 본래 과학을 공부했고, 생화학 학위도 보유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과학자만으로 머무르지 않고,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겸비된 위치가 그에게 독특한 통찰을 부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기술‑문명‑윤리를 연결하고, 단편과 우주서사 모두에서 “기계가 인간과 함께할 때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를 탐구했습니다. 예컨대 그의 로봇 시리즈에서는 로봇이 단순히 적이 아닌, 협력자이자 보호자로서 등장하며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윤리적 설계’의 필요성을 암시합니다.
3. ‘과학자들과의 차별성’ – 감성에도 닿은 과학철학
많은 과학자들이 기술의 성능이나 효율성을 강조할 때, 아시모프는 기술이 인간 삶과 문화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질문했습니다. 그는 “기계가 인간을 해칠 수 없다”는 규범을 소설 속에 제시했고, 이를 통해 기술 설계의 기준을 윤리적 관점으로 전환시킨 최초의 작가 중 하나였습니다. 그의 이른바 ‘로봇 3원칙’은 단순한 픽션의 제약이 아니라, 기술사회에서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기본조건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그는 기술 문제를 단지 공학자나 과학자만의 이슈로 두지 않고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냈습니다. 이 덕분에 일반 독자부터 기술전문가까지 폭넓게 접근할 수 있었고,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층위에서 성찰하게 만들었습니다.
4. 철학적 뿌리: 휴머니즘과 합리주의
아시모프는 스스로를 인본주의자(humanist)이자 합리주의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기술이 인류의 도구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으며, 기술이 인간을 넘어서거나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위협하는 대신,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보완자로 등장합니다.
예컨대, 그의 로봇 단편에서는 로봇이 인간의 오류를 감시하고 오류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로봇이 인간보다 더 도덕적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질문은 단순한 문학적 호기심이 아니라, 자동화·자율주행·AI 시대에 다시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5. 왜 지금 다시 주목받는가?
오늘날 우리는 Artificial Intelligence와 자율로봇, 알고리즘이 인간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시모프가 반세기 전에 제시한 윤리적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현실화된 기술과 맞물려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로봇이 단지 기계가 아니라, ‘윤리적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AI 윤리 가이드라인이나 자율주행차의 안전규제 논의는 아시모프의 개념을 기술사회가 뒤늦게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우리는 기술의 민주화와 자동화에 익숙해지면서,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시모프가 남긴 메시지는 단순히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인간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윤리‑설계의 조건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과 시대적 감각은 지금도 기술사회에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데 비전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