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600년 전 조선 조운선, 그 안에 감춰진 진짜 이야기를 아시나요?”
오직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조선의 세곡 운반선, 그 실체가 드디어 드러났습니다.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수면 아래 잠들어 있던 ‘마도4호선’이 수백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죠. 이 배는 왜 그 자리에 있었고, 무엇을 품고 있었을까요? 지금 확인해보세요.
조선 초기 조운선의 구조, 항해 방식, 출토 유물과 침몰 원인까지 — 마도4호선은 단순한 유물이 아닌, 조선의 해양 물류 시스템과 기술 수준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도4호선 발굴 과정을 중심으로 그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조운선이란? 조선시대 물류의 핵심 수단
조운선은 조선 시대 국가 세곡(稅穀)을 운송하던 공식 선박으로, 지방에서 걷은 곡식을 수도 한양 인근의 창고로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전라도 나주에서 수확한 곡물이 한양의 광흥창으로 이동할 때 이용되었으며, 마도4호선도 바로 이 노선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배는 1417년~1425년경에 운항되었고, 길이 약 12~13m, 폭 5m의 쌍돛대 구조를 갖춘 선박이었습니다. 단순히 곡물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넘어, 복잡한 수로와 해류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첨단 물류 시스템의 일환이었습니다.
쌍돛대 구조와 쇠못 사용? 조선 조선술의 진화
발굴 결과, 마도4호선은 앞·중앙에 각각 돛대를 세운 ‘쌍돛대 구조’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는 고려 시대의 단돛대 선박과는 확연히 다른 설계로, 더 빠른 항해 속도를 위한 기술적 진보로 해석됩니다. 더 놀라운 점은 외판 조립에 **쇠못**을 사용했다는 사실인데요, 이는 국내 고선박 중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입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단순히 선박 설계를 넘어서, 조선 시대 조운 시스템이 얼마나 치밀하고 고도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로 작용합니다.
출토 유물로 본 조선의 생활과 물류 기록
마도4호선에서 발견된 유물은 단순한 화물이 아닙니다. 목간, 곡물받침목, 밧줄, 닻 등은 물론이고, ‘나주광흥창’이라 적힌 목간 63점, ‘내섬’ 명문이 있는 분청사기 155점이 출토되었죠.
특히 분청사기는 접시·그릇·잔 등 다양한 일상 기물로 구성돼 있으며, 압출양각 기법으로 제작된 12세기 중후반 양식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 유물들은 조선 시대 회계·운송 체계가 얼마나 체계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발굴, 인양, 보존까지의 긴 여정
마도4호선은 2014~2015년 수중 발굴된 후 다시 매몰됐다가 최근에야 인양이 완료되었습니다. 길이 약 13m, 너비 5m의 선체는 총 107재의 부재로 구성돼 있으며, 각 부품마다 라벨링 및 보존 처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는 염분 제거 작업이 한창이며, 완전한 복원까지는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해양문화재 보존의 복잡성과 기술적 도전, 그리고 협업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결론: 마도4호선, 단순한 배가 아닌 시간의 캡슐
600년 전의 난파선이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조선의 해양 물류 시스템, 선박 기술, 그리고 생활상이 이 배 한 척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마도4호선은 그저 바닷속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역사적 자산입니다.
